말티재 넘는 길, 가을 단풍 성지 이길을 넘으면 마음도 가벼워진다

 

말티재

속리산은 산이 아니라 거대한 숨이다. 마을과 숲, 물길과 고갯길이 서로의 어깨를 빌려 만든 한 호흡. 그 호흡을 따라 걷는 이름, 속리산 둘레길. 총 208.6km의 긴 원이지만 오늘은 가장 드라마틱한 한 획—‘보은길 2구간, 말티재 넘는 길’을 고른다. 이 굽이를 넘으면 일상이 조금은 덜 무거워진다. (솔직히, 허벅지는 조금 무거워짐 😉)



코스 디테일 — 보은길 2구간 ⟪말티재 넘는 길⟫ (13.5km / 약 4시간 30분 / 중급)

말티재넘는길코스


0.0km — 장안 대추홍보관
아침 공기가 대추처럼 달다. 붉게 말린 장안의 기억을 지나 첫 발을 뗀다. 마을의 골목과 들길이 천천히 다리를 풀어준다.

5.8km — 오창1리
시골집 굴뚝 연기처럼 길도 얌전해진다. 논둑과 밭둑 사이로 바람이 낮게 깔리고, 어깨가 내려앉는다. 여기까지는 워밍업. 이제부터 본 게임.

9.2km — 말티재 정상(고개길 3.4km)
열두 굽이의 이름값. 오르막은 성질이 급하지만, 숲향기는 여유롭다. 한 굽이 오를 때마다 바람의 톤이 달라지고, 마지막 굽이를 돌면 ‘아, 오길 잘했네’가 절로 나온다. 전망 데크에서 잠깐, 계절을 확인할 것.

10.6km — 솔향공원(1.4km 하산)
소나무는 말이 없고 대신 향으로 대답한다. 그늘 아래에서 물 한 모금—허벅지와 합의하는 시간.

13.5km — 상판교(끝지점 2.9km)
다리 아래 달천이 허리를 푼다. 발걸음도 풀린다. 다리를 건너며 뒤돌아보면, 방금 지나온 굽이들이 얌전히 눕는다. 오늘의 하이라이트, 완주.

총평(피지컬 관점): 전반 평이→중반부터 말티재 오르막 집중→후반 완만 하산. 초보도 천천히면 충분히 가능.

더 걷고 싶은 날의 보너스


말티재

  • 보은길 순환 ⟪꼬부랑길⟫ (17.4km / 약 5시간 30분 / 초급): 말티재에서 시작해 부드럽게 도는 파노라마 둘레. 경사 완만, 뷰는 풍성.
  • 가볍게 맛보기 ⟪세조길⟫ (왕복 약 6~8km / 1.5~2.5시간 / 매우 쉬움): 법주사에서 세심정·복천암 쪽으로 이어지는 숲길. 가족, 입문용으로 최고.

솔직한 꿀팁


장재저수지

  • 진행 방향: 대추홍보관 → 상판교로 가면 오르막이 중반에 몰려 리듬을 잡기 좋다.
  • 수분 & 간식: 중간 보급 지점이 듬성—물 1L+, 염분 간식 필수.
  • 발 관리: 말티재 오르막에서 속도 과욕 금지. 스틱 있으면 무릎이 웃는다.
  • 교통 & 주차: 출발·도착지가 달라 대중교통/택시 연계 또는 차량 셔틀 동행 추천. (현지 배차 간격이 길 수 있어 시간표 미리 체크!)
  • 계절 포인트: 가을 단풍은 ‘말티재=성지’. 여름은 수분, 겨울은 얕은 빙판 대비(아이젠 선택).
  • 매너: 마을 구간은 소곤소곤, 쓰레기는 백팩으로 귀가. 숲이 우리에게 준 것만큼은 돌려주기.



한 줄 감상

굽이진 길을 넘으니, 마음은 더 단순해지고 풍경은 더 솔직해졌다.


댓글 쓰기

0 댓글

신고하기

프로필

이미지alt태그 입력